【판시사항】
[1] 제3자의 무단운전 중 사고가 난 경우, 자동차 소유자의 운행지배·운행이익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2] 피해자인 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거나 이를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자동차 소유자가 운행지배·운행이익을 상실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무면허인 미성년자가 부(부)가 출타한 사이에 바지 호주머니에 넣어 둔 열쇠를 꺼내어 그 무단운행 사실을 알고 있는 친구를 태우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부의 자동차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
[4]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의 적용 범위 및 무면허운전에 대한 '묵시적 승인'의 존부에 관한 판단 기준
[5] 26세 이상 한정운전 특별약관 제2조 제2항 소정의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의 의미 및 도난운전에 대한 '묵시적 승인'의 존부에 관한 판단 기준
【판결요지】
[1] 자동차의 소유자는 비록 제3자가 무단히 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었다고 하더라도 그 운행에 있어 소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고, 그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는 평소의 자동차나 그 열쇠의 보관 및 관리 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인적 관계, 운전자의 차량 반환의사의 유무, 무단운행 후 소유자의 사후승낙 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2] 피해자가 무단운전자의 차량에 동승한 자인 경우에는 그가 무단운행의 정을 알았는지의 여부가 자동차 소유자의 운행지배 내지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지만, 피해자인 동승자가 무단운행에 가담하였다거나 무단운행의 정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운행 경위나 운행 목적에 비추어 당해 무단운행이 사회통념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해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그 무단운행이 운전자의 평소 업무와 사실상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서 소유자의 사후승낙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유자가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완전히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자동차종합보험의 26세 이상 한정운전 특별약관 제2조 제2항 소정의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라 함은 피보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채 제3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한 경우를 말하고, 여기서 '묵시적인 의사'라 함은 명시적인 의사와 동일하게 위 약관의 적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피보험자의 도난운전에 대한 승인 의도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승인 의도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따라서 과연 어떠한 사정이 있어야 이러한 묵시적인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냐는 피보험자와 도난운전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평소 사고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도난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 목적, 평소 도난운전자에 대한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의 제반 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인정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