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8693 판결【손해배상(자)】
판시사항
교차로에서 정지하였다가 신호에 따라 출발한 운전자에게도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과실이 있다고 하여 면책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교차로의 신호가 진행신호에서 주의신호 내지 정지신호로 바뀌는 경우에도 그 교통신호에 따라 정지함이 없이 진행하던 속도 그대로 교차로를 통과하는 차량이 흔히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교차로 정지선 맨앞에서 신호를 받기 위하여 정지하였다가 출발하는 자동차 운전자는 다른 방향에서 그 교차로를 통과하려는 차량의 운전자가 교통신호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는 신뢰만으로 자동차를 운전할 것이 아니라 좌우에서 이미 교차로를 진입하고 있는 차량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또한 그의 동태를 두루 살피면서 서행하는 등 어느 때라도 정지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출발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현실적인 차량 운전자의 교통도덕 수준 등에 비추어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부과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적 상당성의 한도를 넘는 과대한 요구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교차로에서 정지하였다가 신호에 따라 출발한 운전자에게도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과실이 있다고 하여 면책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