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여부에 관한 고지의무위반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할수있는지
2004. 6. 1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보험금]
■ 판시사항
[1] 상법 제652조 제1항에 규정된 통지의무의 대상인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의 의미 및 상해보험계약의 체결 후 다른 상해보험에 다수 가입하였다는 사정이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고지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사항’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 및 같은 법 제651조의2에 규정된 ‘서면’에 보험청약서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3]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요건
[4]보험계약자가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자에게 다수의 다른 보험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였지만, 그러한 미고지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 판결요지
[1]상법 제652조 제1항 소정의 통지의무의 대상으로 규정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이라 함은 그 변경 또는 증가된 위험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서, 상해보험계약 체결 후 다른 상해보험에 다수 가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자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는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든가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하고, 어떠한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가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나,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보험계약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상법 제651조의2), 여기의 서면에는 보험청약서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보험청약서에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답변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사항은 상법 제651조에서 말하는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된다.
[3]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려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 외에 그것이 고지를 요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여 고지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사실을 입증하여야 한다.
[4]보험계약자가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자에게 다수의 다른 보험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였지만, 그러한 미고지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1]상법 제652조 제1항/ [2]상법 제651조,제651조의2/ [3]상법 제651조/ [4]상법 제651조 <br>
【참조판례】[1][2][3]대법원 2001. 11. 27. 선고 99다33311 판결(공2002상, 144)/[1][2]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25268 판결(공1997하, 2996)/[2][4]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27971 판결(공1997상, 507)/[1]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32564 판결(공1999상, 41),대법원 2000. 7. 4. 선고 98다62909, 62916 판결(공2000하, 1825),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1다49630 판결(공2003하, 2304)/[2]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다31847 판결,대법원 2001. 2. 13. 선고 99다13737 판결(공2001상, 641),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1다49623 판결(공2003하, 2300)
【전 문】
【원고,상고인】 윤애용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상대)
【피고,피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김정은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3. 12. 선고 2002나51137 판결
【주문】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원고들의 배우자 내지 아버지인 망 이치연은 1999. 12. 29. 피고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아래에서는 동양화재 라고 한다)와 사이에 피보험자는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는 법정상속인으로 하는 판시 보험목록 순번 3 기재와 같은 내용의 올카바운전자(Ⅱ)보험계약을, 2000. 7. 5.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아래에서는 동부화재 라고 한다)와 사이에 피보험자는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는 법정상속인으로 하는 판시 보험목록 순번 4 기재와 같은 내용의 슈퍼운전자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아래에서는 이 사건 보험계약들 이라 한다).
(2)망인은 피고 동양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1999. 12. 29. 당시 이미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판시 보험목록 순번 1, 2, 8 내지 12, 20, 21 기재와 같은 9건의 보험(최고보험금액 합계 829,817,000원, 월 보험료 합계 522,390원, 일시납 보험료 1,087,900원)에 가입하고 있었고, 망인이 피고 동부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2000. 7. 5. 당시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판시 보험목록 순번 1 내지 3, 5 내지 15, 19 내지 25 기재와 같은 21건의 보험(최고보험금액 합계 1,638,717,000원, 월 보험료 합계 1,344,410원, 일시납 보험료 1,416,610원)에 가입하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3개의 보험에 가입하여 판시 보험목록 기재와 같이 총 25건의 보험(최고보험금액 총 1,789,717,000원, 월 보험료 총 1,470,420원, 일시납 보험료 합계 1,594,960원)에 가입하게 되었다.
(3)피고들의 보험약관 제6조에는 "계약을 맺을 때에 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은 청약서(질문서를 포함합니다)의 기재사항에 관하여 아는 사실을 빠짐 없이 그대로 회사에 알려야 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제16조에는 "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청약서의 기재사항에 관하여 사실대로 알리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보험회사는 손해 발생의 전후를 묻지 아니하고 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4)이 사건 보험계약들의 청약서에는 보험계약자가 알릴 사항의 하나로서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를 기재하도록 하는 별도의 질문표를 마련해 두고 있는데, 망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들을 체결하기 전과 후에 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판시 보험목록 기재 순번 1, 2, 5 내지 25의 보험에 가입하였음에도 보험청약서들의 질문란에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들에게 추가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을 통지하지도 아니하였다.
(5)망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들을 체결할 무렵 농·축산업에 종사하면서 약 10억 원의 재산과 약 3억 원의 대출채무를 가지고 있었고, 농·축산업 외에 별다른 고정수입이 없이 원고들을 부양하고 있었다.
(6)망인은 일요일인 2001. 1. 14. 23:00경 망인 소유인 경기 93고4518호 1톤 포터 화물차량을 운전하여 안성시 미양면 신계리 소재 폭 4.6m의 농로를 경부고속도로 방향에서 신계리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고속도로 지하에 설치된 통로에 진입하기 위하여 좌회전하다가 차량의 전면으로 통로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콘크리트옹벽을